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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rnally Regressing Knight Chapter 495

495
“그리메를 띄웁시다.”

엔크리드가 사라지고 보름째가 되던 시점, 렘이 말했다.

렘은 말하자마자 설득할 준비를 끝냈다.

그리메란 영웅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염원의 검은 새란 주술을 칭하는 단어이기도 했다.

영웅이 죽은 뒤, 검은 새로 환생하여 서부를 지킨다는 설화도 있었다.

어쨌든 렘은 무리수를 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입을 열었다.

염원이란 무엇인가, 간절히 생각하고 기원하는 것이다.

그 간절함이 기적을 일으킬까? 그건 아니었다.

염원의 새를 띄운다고 해서 당장 엔크리드를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찾으려는 대상의 생존 여부와 어디에 있는지 방향 정도는 알려 줄 것이다.

문제라면 이 주술을 쓰기 위해 식량을 소모해야 한다는 거였다.

그리메란 영웅도 새도, 둘 다 참 대식가라고 하니.

먹을 것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건데.

‘지금 이걸 쓰면 엄청 힘든 시기를 겪어야겠지만.’

어찌어찌 버티면 또 버틸 수도 있을 것이다. 힘들고 궁핍한 생활이 예정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 서부를 구한 영웅이라 했으니, 그에 맞는 대우를 해야 하는 법이었다.

그게 서부의 방식이다.

이런저런 말을 준비하는 렘의 앞에서 족장도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내 말을 들어 보쇼. 이게…….”

렘은 반사적으로 말하다 말고 혀를 멈췄다.

왜 대뜸 고개를 끄덕이지?

“그래. 띄우자.”

렘은 말을 하다 말고 멈췄다.

“주술사를 불러오도록 하죠.”

족장의 말에 이어 아율이 움직였다. 천막 구석에 있던 주올도 따라나섰다.

검나래와 히라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맏이 주술사가 앓아누웠으니 내가 중심에 서겠다.”

히라가 직접 주술의 의식을 주관하겠다고 나섰다.

연초 막대기조차 한쪽으로 치운 그녀의 눈에 강렬한 의지가 피어올랐다.

렘의 주술 재능은 출중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싸움질에 한해서였다.

그러니까 이런 의식에 참여하기엔 렘의 주술적 기질이 너무 거칠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뭘 부탁하겠다고 하면서 시비 거는 어조로 하는 것과 같았다.

그건 렘이 어떻게 조절할 수 없는 거였다.

그래서 다른 주술사가 필요했는데, 그걸 히라가 하겠다고 나선 거다.

이 의식을 하면 적어도 보름은 앓아누울 것인데도 주저하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리메를 부르면 나중에는 어쩌시게?”

렘은 자기가 말을 꺼내 놓고 뒷일을 걱정하는 척 말했다.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하면 된다. 하늘신이 도우시겠지.”

족장이 답했다. 그의 눈에도 굽히지 않는 그런 신념이 엿보였다.

근데 족장이면 부족 전체를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신령스러운 곰의 자손이란 작자가 지금 이방인을 구하겠다고 제 부족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거 아닌가?

아무리 의리의 서부 민족이라지만, 이건 좀 과할 수도 있잖아.

자신도 이들을 설득할 작정이었지만, 묘하게 기분이 착잡했다.

‘옛날에 그리메 한 번 띄우자고 했다가 전부 반대하지 않았나?’

부족 대전쟁 때도.

서부 전체에 이상 기후가 나타났을 때도.

마지막 순간까지 쓰지 않던 게 염원의 새 아니었나?

자기가 없던 사이에 뭐 획기적으로 제물을 줄일 방법이라도 생겼나?

아니었다.

커다란 장작불을 피운다. 그 위로 제물을 쌓아 올린다. 행운어부터 시작해서 귀한 식량이 제사 음식이 되어 사라지는 거였다.

식량을 모으고 주술사가 전부 무릎 꿇고 앉아 의식을 시작했다.

“그대로잖아.”

렘이 말했다.

“뭐가?”

족장이 옆에서 물었다.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염원의 새를 이렇게 막 불러도 되는 건가 싶어서 묻는 거요.”

족장은 쌓아 올린 장작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걸 보며 잠시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염원도 담는 과정이었다.

숙였던 고개를 든 족장이 렘을 돌아봤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건 무엇이든 해야지.”

목숨에는 목숨으로.

서부의 흔한 말이다.

은혜는 은혜로 갚아야 했다.

족장은 그렇게 했다. 다른 서부인 전부도 그렇게 했다.

어쨌든 렘 자신이 원하는 일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어떤 핑계든 대서 띄우자 해도 안 된다고 하던 작자들이었는데 이번에는 자기보다 적극적인 걸 보자니, 여전히 기분이 묘하긴 했지만.

그만큼 엔크리드가 이들에게 인상적인 사람으로 보인 거였다.

명예 용사라느니 구원자라느니, 말만 앞세우는 게 아니라 서부인은 부족 전체를 걸고 그를 찾았다.

뭉게뭉게 일어나는 연기, 하늘로 치솟는 불꽃, 불꽃과 같은 그을음이 하늘을 덮으며 흩어지지 않고 뭉치기 시작했다.

모닥불 가까이로는 아무도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연기 안으로 들어가면 죽는다. 갑자기 눈깔이 돌고 발작을 일으키거나 풀썩 쓰러지곤 했다.

그럼 뒈지는 거였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아무도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물러선 부족민들 머리 위다.

그을음이 뭉쳐지고, 오십의 주술사가 염원의 새를 불렀다.

가아아아아아.

검은 연기가 뭉쳐 날개가 되고 부리를 만들었다. 장관이긴 했다. 하늘 위로 까만 그을음이 뭉쳐 새가 되어 나타났다.

하늘을 덮은 구름과도 같았으나, 그 형태는 분명 부리와 날개를 가진 새였다.

새는 잠시 하늘 위에서 노닐다가 사라졌고 그거로 충분했다.

“살아 있다!”

히라가 외쳤다. 첫날은 그게 끝이었다.

염원의 새는 총 사흘을 날았고, 부족은 가진 식량을 다 태웠다.

“저쪽!”

히라가 기절하면서까지 한쪽을 가리켰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향해 렘이 고개를 돌렸다.

돌아올 수 없는 모래의 강이 아니라 그보다 조금 동쪽으로 치우친 곳이었다.

‘사막의 중심에서 운 좋게 살아나올 방법이 뭐가 있을까?’

렘의 머리는 순식간에 몇 가지 대안을 내놨다.

자신도 사막을 안다. 마음껏 드나들 정도는 아니지만, 모래의 강을 넘어갈 수단도 몇 개는 알고 뒷길도 몇 개 알았다.

소수 부족 중 일부는 사막을 중심으로 살아가곤 했다.

하지만 사막의 중심에서 살아나오는 건 이야기가 달랐다.

보통 사람이라면 열에 여덟, 아니 아홉은 운에 맡기고 길을 나서야 할 것이다.

만약 자신이 그런 상황에 부닥친다면?

‘알 게 뭐냐.’

냅다 한쪽을 향해 이동하며 우직하게 뚫어 버릴 거다.

지치는 거? 지치기 전에 돌파하면 되지 뭐.

그럼 대장은 어떻게 했을까?

얌전히 앉아서 죽는 걸 기다리진 않았을 거고.

쉬는 걸 잊고 걸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방향이 틀어지면 더 깊은 사막 안으로 가게 되겠지만.

빠져나왔다면 히라가 가리키는 방향이겠지.

‘행운의 여신이 전 부인쯤 되는 거요?’

운이 따라 주다 못해 아주 착 달라붙어 있어야 가능할 일이다.

방향을 보니, 이미 사막 중심부에선 빠져나온 듯했으니.

염원의 새가 방향을 잡아 주면 렘 자신이 직접 사막 횡단을 해 볼까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내가 이뤄낼 전설 하나가 사라졌네.”

생각과 함께 말하자, 아율이 옆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헛소리야?”

“아무것도. 마중이나 가야겠다.”

렘은염원의 새가 알려 준 방향으로 걸음을 뗐다. 버티고 버텨 빠져나왔다 해도 말라 죽어가고 있을 테니.

렘을 따라 백이 넘는 서부인이 뒤를 따랐다.

“너무 많아.”

렘이 핀잔을 줬으나.

“우리도 걱정된다.”

“미래의 아내로서 내가 빠질 순 없어요.”

“주술적으로 위험에 빠졌다면 내가 도울 수 있다.”

“그냥 따라가고 싶다.”

지바의 어미, 지바, 이름 모를 주술사, 그냥 싸움 좀 하는 전사까지.

하나같이 다 제멋대로였다.

“마성이라.”

그 옆에서 루아가르네가 중얼거렸다.

한때 엔크리드를 마성의 분대장이라 불렀다.

다들 엔크리드에게 홀려서 그랬다.

여기도 홀린 사람이 가득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였다.

자신들을 위해 싸운 자를 잊지 않고 기리는 건 서부인의 습성이었다.

그런데, 위협과 위기에서 구해 준 사람이 위험에 빠졌단다.

이걸 어떻게 보고만 있지?

“나도 모르겠다. 같이 가든가.”

렘이 말하고 앞장섰다.

* * *

“고립이었다.”

사공이 말했다.

엔크리드는 눈을 깜빡였다. 꿈이라는 건 직감으로 알았으나 환경이 좀 달랐다.

마지막까지 괴롭히고 싶은 사공의 마음이 반영된 느낌이랄까?

주변이 검은 강물이 아니라 모래로 가득했다.

죽으며 보았던 모래의 강이다. 사방이 전부 모래였고, 그 위에서 나룻배가 부스스 모래를 흩어 내며 흔들렸다.

모래만 보면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괴로워해야 하나?

엔크리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보랏빛 램프가 모래 위를 비추고, 그걸 든 사공이 다시 말했다.

“참 잘도 걷더구나.”

오늘의 사공은 좀 진중하구나.

오래 살았기에 자아가 분열된 건가? 그냥 성격이 유별난 건가?

부스스스스.

모래가 흩어지며 나룻배가 흔들렸다.

엔크리드는 그제야 자신이 등받이가 마련된 돌로 된 의자에 앉아 있음을 인지했다.

사공도 그렇게 앉아 있었다.

같은 의자, 돌 탁자가 가운데에 있고 마주 보는 위치였다.

쩍쩍 갈라진 회색 피부와 보라색 눈깔이 엔크리드를 직시했다.

잘 걷는다고 물었었나? 그럼 잘 걷지, 못 걸을 건 또 뭔가.

“지킬 것이 없음에도.”

“있었습니다.”

엔크리드가 사공의 말을 끊었다.

보라색 눈이 빤히 자신을 바라봤다.

사공의 시선이 더 깊고 진하게 느껴졌으나 피하진 않았다.

전에는 사공을 바라보면 어떤 아찔함을 느끼기도 했으나 지금은 좀 무덤덤했다.

이것도 익숙해지는 건가?

그럴지도 몰랐다.

“멈추지 않음으로 나 자신을 지켰는데.”

말 그대로였다. 걷는 일에 딱히 이유를 붙이진 않았지만 걷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립, 고독, 그딴 게 중요한 건 아니라는 그런 생각.

그래서 이 걸음에 어떤 의미가 있지?

그냥 적당히 버티면 지금보다는 편하지 않을까?

그런데 나 지금 왜 걷지?

왜 걷긴.

편하게 죽는 것보다 불편하게 살기 위해서지.

그런 나름의 대답을 얻기도 했다.

대단한 사유는 아니었다. 그냥 평소의 생각일 뿐.

의지의 원천이고 뭐고 그런 것도 아니었다.

대강 답할 생각이었다면 그냥 걸었다고 말해도 무방한 정도의 사유일 뿐이었다.

그 걸음은, 모래를 벗어나기 위해 떼던 걸음은 전부 자신을 지키는 것이었다.

엔크리드는 말하고, 사공은 잠깐의 침묵 뒤에 중얼거렸다.

“……자신 또한 지키는 길이라.”

엔크리드에게는 그 말이 무척 멀리서 들리는 듯했다.

그렇게 사공의 말이 멀어지고, 모래가 검은 강물이 되며 나룻배가 연기처럼 흩어졌다.

엔크리드는 부유감을 느꼈다. 떠오르고 떠올라 위로 솟으니 빛이 보였다.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빛 사이로 스며들었다.

누군가가 목을 쟁기로 박박 긁은 듯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너무 눈부셔서 눈을 감았다가 뜬 순간 잠에서 깼다.

“깼습니까?”

눈앞에 얼굴이 보이고, 엔크리드는 목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럼에도 할 말은 해야 했다.

“아직 꿈?”

목소리가 목의 통증만큼이나 까끌까끌했다.

아직도 사공이 친 장난의 일부일까.

모래의 강으로 주변을 바꾼 것처럼? 꿈에서 깬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아직 현실감이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저도 놀랐습니다. 대장.”

상대가 말했다. 엔크리드의 머릿속에 제 휘하에 있던 사냥꾼의 이름이 떠올랐다.

엔리, 평원 사냥꾼, 꽃집 미망인과 살림을 차리겠다며 전역한 친구.

어떤 기억은 너무도 선명해서 잊히지 않는 법이었기에 기억에 남은 이름이었다.

“너 왜 여기?”

말이 짧아졌다. 몇 마디 말을 하는 게 무슨 사흘 밤낮 검을 휘두르는 것보다 힘들었다.

사막의 뜨거운 열기와 밤의 냉기는 체력을 하염없이 갉아먹었으며, 그로 인해 흘린 땀은 쉽게 탈수 증상이 일어나게 했다.

기사라고 해도 준비 없이 서부 사막에 들어간다는 건 자살 행위였다.

진짜 기사라면 어떻게든 빠져나오긴 하겠지만.

엔리의 상식으로는 기사도 죽는 곳이 사막이긴 했다.

그런데 그 사막에서 어떤 사람이 반죽음 상태로 튀어나왔고, 그게 엔크리드였다.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말로 하자면 책으로 두 권은 나올 겁니다.”

엔크리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기절했다.

엔리는 그런 대장을 보며 물을 뜨곤 주변을 정리했다.

여긴 사막과 인접한 오아시스를 기점으로 생긴 마을이었다.

서부에서도 마물과 마수가 드문 곳이기에 담장은 그리 높지 않았다.

범죄자, 사냥꾼 등이 모인 곳.

엔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크로나였다.

꽃집 미망인에게 차인 뒤, 엔리는 잠시 상단을 따라 호위 무사 노릇을 했다.

활도 곧잘 쏘고 신중한 성격에 믿음도 가는 편이기에, 상단 호위 무사로 좋은 평가를 받아서였다.

그러다 보니 엔리도 슬슬 교역로를 보는 눈이 생겼고.

와중에 서부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보석 몇 개만 얻으면 팔자를 편다는 말인데.

그게 말이 되나?

애초에 이야기는 전해질수록 과장되는 법이었다.

그렇게 물어물어 들어 보니 팔자를 펼 정도는 아니지만, 사냥으로 귀한 보석을 얻고 서부 특산물 같은 걸 가져다 팔면 장사 밑천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때까지 모은 크로나를 몽땅 투자해 벨롭터 한 마리를 사서 온 길이었다.

나름대로 자신도 있었다.

태반이 운만 기다릴 때, 엔리는 동물의 습성을 연구했으니까.

그게 끝도 아니었다.

어찌어찌 잘만하면 여기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것도 같았다.

교역 상단을 하나 꾸리는 게 미망인에게 차인 뒤로 생긴 엔리의 꿈이었다.

그렇게 사막의 경계선을 거닐다가 엔크리드를 발견한 거였다.

해골 마물이 자주 출현하는 곳이었다.

모험가나 탐험가, 보물 사냥꾼들이 뭣도 모르고 사막 안으로 들어갔다가 뒈져서 된 게 해골 마물이었다.

그 사이에서 엔크리드가 튀어나온 거고.

처음에는 마물인가 싶었다.

퀭한 눈깔과 푸석해 보이는 외모가 말라 죽은 미라 같았다. 하지만 눈만은 빛나고 있었다. 파랗고 선명하게.

“이게 무슨 일인지.”

엔리도 당황스러웠지만, 그는 서슴없이 보석 귀 여우를 포기하고 엔크리드를 구했다.

그 눈을 본 순간, 상대를 한눈에 알아봤다. 장비도 다르고 분위기도 달라졌으나 바로 알아봤다.

살다 보면 한 번 겪은 것만으로 평생 잊지 못하는 사람이나 일이 있는 법이었다.

구한 이유? 따지기도 전에 몸이 움직여서 그렇게 했을 뿐이었다.

한때 이 남자에게서 자신도 목숨을 빚졌으니까.

그래서 후회는 없었다.

엔크리드는 이틀 뒤에 다시 눈을 떴고.

그때쯤 렘을 비롯한 서부인이 작은 오아시스 마을에 들어섰다.

“뒈진 줄 알았수다.”

이제는 목이 나아진 엔크리드가 답했다.

“죽을 뻔했지.”

실제로는 수없이 뒈졌지만, 그걸 모른 채로 보니 무슨 행운 그 자체가 강림한 인간 같았다.

“오, 명예행운용사여.”

족장이 이상한 별명을 붙인 이유였다.

엔크리드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홀로 걷고 또 걷다가 깨달은 걸 곱씹을 따름이었다.

그러니까 고립됐고, 사공이 말하길 고독하게 걸으라고 했는데 그런 와중에도 버릇처럼 수련 같은 걸 한 것 같았다.

깨어나서 정신이 돌아와 보니 그랬다.

기사의 일격과 더불어 어떤 깨달음이 찾아왔단 소리다.

기사가 되기 위해 어떤 길로 나아갈 것인가?

그 길이 보였다.

그러니까, 이전의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사막을 헤맨 덕이었다. 이 행위 자체가 경험이란 열매에 물을 뿌린 것과 같은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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